[댄스] DnB step, 변칙적인 박자에 맞춰 X자를 그리며

2012. 8. 14. 21:10무식(Music)이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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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MFAO의 광풍이 국내를 휩쓸자, 동네 휴대폰가게는 두집 건너 한집마다 파티락어썸을 틀었고 아이들은 휴대폰 스피커로 그 곡을 크게 틀고는 어디서나 스탭을 연습했습니다. 클럽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고 슬슬 미디어나 공연기획사에서도 이 현상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TV 매체 등에서 셔플은 음악을 즐기는 젊은이들의 상징이 되어버렸지만 문화적 배경에 대한 수용 없이 반짝한 유행은 일회용 악세사리가 되었습니다. 다 닳으면 갈아치우는 배터리처럼 음악과 춤은 소모성 컨텐츠가 되어가고 사람들은 이해하지 못한 유행을 따라합니다.

DnB step이 디앤비 셔플, 혹은 댐비셔플이란 이름으로 창씨개명당한 이유는 이런 원인에서 기인할 것입니다. 이는 국내 클럽댄스에서 셔플의 뒤를 이어 크록하와 함께 사람들 사이에서 퍼져나가고 있는 듯 하지만, 제대로 된 이름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드물고 심지어 앞에 적힌 dnb가 그저 춤 이름인 줄 아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우선 Dnb Step을 이야기하기 전에 이 춤에 쓰이는 음악이 조금 특별하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DnB의 풀 네임인 Drum and Bass은 일렉트로니카 내에서도 조금 특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본적인 일렉트로닉 음악의 구조(테크노, 하우스 등)인 4/4박자 리듬, 즉 '쿵 쿵 쿵 쿵'이 아닌 '쿵짝 쿵쿵짝'을 가진 8/8박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혹시 입으로 이를 따라해보고 이를 익숙하다 느끼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네, 바로 힙합/브레이크비트에서 주로 쓰이는 박자구조입니다. Drum and Bass는 브레이크 비트에서 파생되어 쿵짝 쿵쿵짝의 기본 구조를 가지고 좀 더 빠르게, 또 복잡하고 실험적인 구조를 가지도록 개량된 장르입니다. 이 장르의 선조격인 Jungle이란 장르가 이 실험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면, Drum and Bass는 이를 좀더 간결하게 정리하면서도, 베이스라인을 비롯한 많은 것을 도입하여 난이도를 낮춘 음악이라고 할 수 있죠.




DnB Step, X-Outing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 춤은 X-outing이란 이명에서 보듯이 발을 엇갈려 X자를 그리는 기본 스탭에서 시작합니다. 국내에서 Shuffle이란 별명이 잘못 쓰이고 있다는 이유도 이 이유입니다. DnB step은 맬버린 셔플처럼 발을 질질끌지 않습니다. 
또 디앤비라는 음악의 특성상 굉장히 빠른 것이 특징이지만, 이는 자세히 들어보면 힙합의 빠르기가 x 2 된 것에 불과합니다. 동작의 대부분의 동작이 정박에 떨어지며 드럼 킥이 이를 잘 구분해주고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어려운 춤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영상에서는 기본 스탭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첫번째 영상에서는 X자로 발을 엇갈리는 기본 스탭에 대한 설명이고, 두번째는 발목을 꼬아 X자를 만드는 변칙기술 등을 선보여줍니다.





마지막 영상에서는 상위 응용기술을 혼합한 루틴을 보여줍니다. 이건 누가 봐도 초보자용은 아니니 발목 접질리지 않게 조심합시다.

음악이 가진 특이성때문에 일반적인 클럽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습니다. 이건 유럽을 비롯한 본고장에서도 마찬가지이며 때문에 정글 계열의 파티는 일렉트로니카에서도 독특합니다. 화려한 무대보다는 소규모 창고에 더 어울리는 모습에 힙합에서나 볼 법한 MCing이 있으며 소수 문화가 가지는 정통성에 대한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장인을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물론 그만큼 디제잉이 어려운 것도 한 몫 하구요.



드럼 앤 베이스에 대해 더 알고 싶으신 분들은 그 외의 항목은 링크를 참고해주세요. 

Drum and Bass 엔하위키 :


다만 예전에 비해 사정이 나아졌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일렉트로니카에 오랫동안 이어져왔던 하우스 대란의 틈을 뚫고 Skrillex식으로 대표되는 Dubstep이 유행을 하며 다른 음악장르도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Dubstep의 우블베이스가 Drum and Bass의 베이스를 차용하였기 때문에 궁합이 잘 맞아서 자주 보여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슈퍼스타 펜듈럼의 1집 앨범이 드럼 앤 베이스에 락을 접목시킨 스타일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익숙한 분들도 다수 계시죠. (물론 정통성을 중시하는 팬들은 펜듈럼이 무슨 디앤비냐며 깝니다. 저 또한 브레이크비트에서 시작된 음악이 락밴드화되었다는게 맘에 들지가 않구요.)



여튼 DnB step도 여러 동작을 접목시키며 개량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11년 베스트 영상을 보시면 기본 스탭보다는 다리를 꼬아 보여주는 여러 응용동작에 더 초점이 가 있죠. 이 정도면 기예로 보여질 정도네요.


서술한 바와 같이 정글리스트 파티는 매우 희귀합니다. 그러므로 주변의 정보나, 클럽가를 거닐다가 야생의 정글리스트 파티가 나온다면 꼭 한번 찾아가보세요. 굉장한 문화컬쳐를 느끼실 수 있습니다. 아 물론 정글 파티라고 해서 들어갔더니 파티 컨셉이 정글이고 클럽 내부에는 덩굴이 쳐져있으며 입구에서 고릴라 한마리가 나를 째려보고 있다는 식의 훼이크가 존재한다고는 합니다.

서울에서 진행되고 있는 정글 계열 파티의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L.E.T 의 경우 무료 믹스셋 팟캐스트를 제공해주는 등의 성의가 매우 높습니다.

부산에는 딱히 이렇다 할 수 없지만, 레게와 댄스홀, 브레이크비트를 자주 트는 베이스먼트에서 종종 이 음악을 다뤄주고 있습니다.



상단에 크게 적힌 정글리스트 마크가 보입니다. 별이 다섯개.


재미있게 글 읽어주셨다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오늘도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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