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좋아하고 있는 걸까?

2012. 4. 25. 03:57C 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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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인상깊었던 링크를 가져오며 이야기를 시작해야 할 것 같다.

http://gatorlog.com/?p=2835
 

이 곳에 정리된 조사결과는 현재의 커뮤니티에 대해 생각할 여지를 많이 주고 있다. 소셜이라 말머리를 붙인 어떤 것들에 매료된 사람들은 새로운 소식에 노출되기 위해 하루종일 새로고침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새 소식이 나오면 재빠르게 스크롤을 내려 RT나 Like 등의 관심을 날린다. 이들은 소셜이라는 이름으로 무언가에 끊임없이 연결되고 싶어한다. 국내에서 유독 도드라지는 트위터의 맞팔문화나 페이스북의 알 수도 있는 사람들은 이를 잘 보여준다. 페이스북도, 트위터도 하지 않는다고 안심하며 휴대폰을 쓰다듬다가 카톡의 새로운 메세지창을 확인하는 당신도 마찬가지다. 현재 당신의 커뮤니티는 안녕하신가? 

물론 지금 글을 쓰는 나도 이를 아주 잘 이용하고 있다. 소셜에서 글을 쓰고 받는 피드백은 라면 물 끓이는 것보다 빠르다. 하지만 최근 느낀게 있다면, 소셜을 통해 자신이 넓은 세계로 한발짝 나아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단지 우물 안 계단을 한발짝 더 밟아, 우물에 비친 달이 조금 더 크게 보일 뿐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자신이 보려 하는 것만을 본다는 이야기는 소셜에서는 진실이다. 자신의 맘에 드는 계정을 골라 팔로우하는 트위터는 말할 것도 없고, 페이스북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정보를 Like하고 자신과 친한 사람에게 먼저 친구추가를 보내곤 한다. 이를 다시 말하자면, 지금 당신이 보고 있는 타임라인은 당신이 선택하여 만든 것이라는 말이 될 수 있다. (혹시 트위터 세컨계정으로 알바하고 있다면 죄송.)

최근 이에 대하여 두가지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첫째로 소셜에서 보이는 인간관계는 정말 유용한 것일까? 그리고 두번째로 좋아요를 누른 것들은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일까? 인생 육십갑자의 반도 덜 살아본 필자가 인간관계에 대해 왈가왈부하는게 우습지만, 소셜에서의 관계를 맹신하는 것 또한 다시 생각해보면 철없는 행동이 아닌가 싶더라. 이건 나에게 사기를 치거나 해꼬지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 사람들은 우리네 엄마가 걱정하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단지 나와 같은 또다른 사람들이다. 문제는 그 관계의 가치이다. 소셜의 피드백은 정말 빠르고, 그래서 즉각적이고 인스턴트적이다. 당신은 심심할때 말을 걸거나 글을 쓰고, 반응이 빠른 사람들을 자주 곁에 둔다. 당신은 당신의 취미에 따라 사람을 사귄다. 그러나 그렇게 만난 사람들을 당신은 충분히 기억하고 있는가? 마음에 별로 담아두고 있지 않다면, 그 상대 또한 당신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불행히도 이는 카카오톡의 영향으로 오프라인으로 만난 관계에도 적용되는 듯 하다. 고등학교때 이후로 얼굴 한번 못 봤건만 내가 요새 뭐하고 있는지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이 친구는 페이스북의 인격인가? 아니면 실제로 나와 친한 하나의 연관성인가?

정말 내가 리트윗이나 좋아요를 통해 피드백을 한 이야기는, 내가 실제로 관심을 가지는 것과 동일한가? 두번째 사항에 대한 이야기는 사실 최근 이 블로그의 주인장께서 가진 고민과도 연관이 된다. 정말 당신이 원하는 내용이 쓰여진 뉴스나 자료같은 정보가 있지만, 실제로 댓글이 많이 달리는 포스팅은 그보다는 조금 사소한 잡담에 가깝다. 사람은 사람과 대화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소셜의 사람들은 인격을 꾸며 기믹을 만든다. 파워블로거는 블로그의 주제를 10% 떼어 90%의 신변잡기식 잡담을 섞어 아는 것 많은 옆집아저씨를 만들어내고, 트위터는 가상계정을 이용해 수많은 XXX봇의 인격을 양산해낸다. 당신이 좋아한다고 반응을 보이는 것은 약간의 정보보다는 그 인격, 캐릭터에 가깝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그렇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그저 이 이야기가 좋아보이거나 꽤 했다는 생각은 드는데, 댓글은 달기가 귀찮고 뭐라 할 말이 딱히 생각나지 않을 때 조용히 추천을 누른다. 아마, 지금도 그럴 것이고. 

"예를 들어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공간에서 소셜이 지나친 사람들은 일상 생활에서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연결하려는 노력을 덜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페이스북 Like와 구글+의 +1을 하루에 수십번 씩 누르는 사람은 연말 자선냄비에 동전하나 떨굴 마음의 여력이 없을 지도 모른다."

링크에서 인용한 이 문장은 우리들의 관심사가 어디에 향해있는지를 꽤나 잘 보여준다. 우리가 좋아요를 누르는 것들은 어떤 때는 최소의 투자로 돌려받고자 하는 이자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는 실제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들에도 관심 표현을 남발한다. 그러나 정말로 이해하고 있는가? 당신이 정말 관심을 가지는 것은 당신이 어떻게든 표현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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