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틈새와 왜곡된 킥드럼을 통한 하드코어의 경계 부수기 : MESS-GAME Vol.1
2012. 12. 13. 13:07ㆍ무식(Music)이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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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 : HYPERMESS Recordings
타이틀 : MESS-GAME Vol.1
장르: 일렉트로니카
현실과 가상의 경계, 제 4의 벽. 우리가 어느 순간에 데자뷰를 느껴 꿈의 잔상을 지금의 것으로 착각하거나 짧은 혼란에 빠지듯이, 경계와 경계가 붕괴되는 지점에서 우리는 짧은 괴리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SF와 가상현실에 대한 세계관이 대두되고 나서 이러한 경계 허물기는 더욱 심해졌고, 수많은 예술 작품과 표현이 찢어진 틈새 사이로 쏟아져 흘렀다. 0과 1로 이뤄진 수많은 데이터는 분절되고 조합되며 합쳐지고 수정되며 버그를 일으키고 딜리트되고 재생성된다. 복제와 변형이 일어나게 되고, 그 순간 예술작품은 더 이상 오리지널리티를 가지지 못하고 노이즈를 일으킨다. 전송되지 못한 메세지가 점멸하고, 깨진 스크린 화면에 범람하는 부서진 색깔의 향연이 시야를 물들인다.
현실과 가상의 경계, 제 4의 벽. 우리가 어느 순간에 데자뷰를 느껴 꿈의 잔상을 지금의 것으로 착각하거나 짧은 혼란에 빠지듯이, 경계와 경계가 붕괴되는 지점에서 우리는 짧은 괴리감을 느끼게 된다. 특히 SF와 가상현실에 대한 세계관이 대두되고 나서 이러한 경계 허물기는 더욱 심해졌고, 수많은 예술 작품과 표현이 찢어진 틈새 사이로 쏟아져 흘렀다. 0과 1로 이뤄진 수많은 데이터는 분절되고 조합되며 합쳐지고 수정되며 버그를 일으키고 딜리트되고 재생성된다. 복제와 변형이 일어나게 되고, 그 순간 예술작품은 더 이상 오리지널리티를 가지지 못하고 노이즈를 일으킨다. 전송되지 못한 메세지가 점멸하고, 깨진 스크린 화면에 범람하는 부서진 색깔의 향연이 시야를 물들인다.
약간 과장한 측면이 있지만, 앨범 커버를 보며 처음 들었던 생각이 바로 이것이었다. 분절된 글리치 이미지를 바탕으로, 깨진 픽셀과 모자이크, 현란한 색깔의 노이즈, 사이보그와 인간의 혼합, 여러 요소들이 어지럽게 나열된 앨범 커버는 왠지 내 취향에 맞았던 것 같다. 사실 그 전까진 HYPERMESS Recordings의 음악에 관심을 가졌어도 실제로 앨범을 구입할 의사가 잘 들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이들이 이제는 1년을 넘기게 된 하드 댄스 & 하드코어 레이블이지만 리듬게임 및 동인활동을 매개로 활동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의 활동을 포착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고, 팀프로그레시브의 홈페이지를 통해 발매하였던 CD의 경우, 솔직히 말해 나에겐 앨범커버부터 별 특색없는 동인활동으로만 보여졌다. 그러나 레이블의 수장인 루마한(RMHN)의 트랙을 이전에 들어본 적 있었던 본인에게는 이들의 활동이 못내 궁금했고, 최근에 그가 DJ로써 환소주ME나 자립생산조합 등, 음악과 공연쪽의 씬에서도 포착될 수 있는 행동을 보이던 것에 주목하던 와중에 이 앨범이 나온 것이었다.
앨범은 여전히 동인활동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물건이긴 하나, 하이퍼메스의 1주년 기념 오리지널 컴필레이션이라는 점과 더불어 주목할 점은 이 앨범이 자립음악생산조합의 자금을 지원받아 만들어진 물건이라는 것이다. 나에게 이것은 하이퍼메스에게는 이들의 음악이 동인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창작 음악활동의 일환으로 포착되었다는 점으로, 자립의 관점에서는 장르의 제한을 두지 않는 자유로운 아티스트의 활동을 지원해주는 행동으로 보였다는 점으로 해석되었다. 이런 행동은 위에서 말한 '경계 허물기'의 한 사건이다. 오타쿠와 리듬게임으로 대표되는 계열의 음악이 창작음악협회의 교류를 통해 일렉트로닉 음악 전반에 더 넓은 광경을 제시하는 것, 그리고 음악 리스너들이 이러한 행동과 새로운 음악을 포착 가능한 범위에서 파악할 수 있게 된 것 그 자체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다. 최근 발매한 리본 프로젝트의 미묘님의 글을 빌리자면, 이 또한 '서로를 확인하며 건네는 악수'가 아닐까 한다.
배경설명은 이 쯤 하겠다. 하이퍼메스 레코드는 국내에서도 몇 없는 하드 댄스 & 하드코어 음악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레이블인 만큼, 그 내용도 어떠한 일반적 경계에 치우쳐있지가 않다. 말하자면 여러 분절된 서브 컬쳐를 조각조각 끼워붙인 느낌인데, 그 다양한 테이스트를 제 맛에 살려내고 있으니 굉장히 흥미로운 모습이다. 컴필레이션의 특성상 각 멤버들간의 편차가 있을 법도 한데, 적어도 본인이 듣기에는 트랙의 순서나 내용이 조화롭고 무엇보다 굉장히 재미있다. 트랜스 유니온(Trance Union)의 멤버이고 사이드 프로젝트인 드림스케이프를 관리중이기도 한 Kago Pengchi의 첫 트랙은 스타트를 잘 끊었다. 처음부터 강하거나 빠른 트랙으로 혼을 빼놓기 보다는 묵직하고 익숙하게 우리를 안내한다. 그리고 두번째 트랙에서 RMHN은 TECHN@TION이라는 이름으로 하드 테크노의 세계를 보여준다. 싸이키델릭한 신스음이 브레이크다운으로 접어들며 잠시 보여주는 덥스텝 계열의 투스텝 리듬도 음악의 흐름을 끊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이쯤에서 우리는 점점 정신을 잃고 음악에 빠져든다. 3번에서 5번까지는 그야말로 정신없이 달리는 트랙들로 채워져있다. 3034 a.k.a. SANY-ON은 광란의 킥으로 질주하며, Aresynth의 구간에서 다시 한번 나오는 싸이키델릭한 신스, 그리고 mzet:-P의 몰아치는 킥드럼은 일방통행처럼 그대로 쭉 나간다. 0492의 Red Shaft는 앨범의 트랙리스트에도, 음악적으로도 중심에 위치해있는데, 그야말로 하드코어한 킥드럼 한방에 우리는 하드코어의 매력에 제대로 얻어맞는다. 0492가 강력하고 거대한 지진같았다면, exci는 무섭게 몰아치는 폭풍같다. 앞의 트랙이 킥드럼이 얼마나 강할 수 있는지를 시험했다면 이 트랙은 음악이 얼마나 빨라질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마치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계속 가하는 기분이 든다. Aresynth의 ADIEU는 몰아치는 하드 트랜스 위에 깔끔한 피아노 멜로디를 올려놓고, 약간의 그리움이 생각날 적에 우리에게 안녕을 고한다. 그렇게 달려 도착한 곳에는 새소리와 플룻 소리가 우리를 반긴다. 그러나 우리가 너무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것들이 실은 복제/재생되는 데이터로써의 그것이라면? 이러한 그림을 제시함으로써 인터루드의 메세지는 앨범의 전반을 관통한다. 자, 이제 경계는 찢겨졌다. 이제 그 틈새를 통해 노이즈를 쏟아낼 차례이다. wigen과 DENPA-SAMPLER의 트랙은 소위 오타쿠스러운 트랙인데, 샘플로써 사용되는 목소리와 정신없이 몰아치는 하드코어 트랙은 자신들의 기반이 되는 매체를 어필하면서도 이를 혼재시켜 경계 허물기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RMHN의 레베카는 앨범의 마지막 트랙인데, 앞서 달리고 몰아치면서 보여주었던 싸이키델릭한 신스 사운드가 아예 하드코어의 비중을 넘어 메인 사운드로 쓰인 듯한 느낌까지 담겨있다. 그로써 경계 허물기의 마지막은 자신에 대한 탈피가 되며, 그로써 범람하는 노이즈의 향연은 막을 내린다.
앨범은 여전히 동인활동을 베이스로 만들어진 물건이긴 하나, 하이퍼메스의 1주년 기념 오리지널 컴필레이션이라는 점과 더불어 주목할 점은 이 앨범이 자립음악생산조합의 자금을 지원받아 만들어진 물건이라는 것이다. 나에게 이것은 하이퍼메스에게는 이들의 음악이 동인활동에 머무르지 않고 창작 음악활동의 일환으로 포착되었다는 점으로, 자립의 관점에서는 장르의 제한을 두지 않는 자유로운 아티스트의 활동을 지원해주는 행동으로 보였다는 점으로 해석되었다. 이런 행동은 위에서 말한 '경계 허물기'의 한 사건이다. 오타쿠와 리듬게임으로 대표되는 계열의 음악이 창작음악협회의 교류를 통해 일렉트로닉 음악 전반에 더 넓은 광경을 제시하는 것, 그리고 음악 리스너들이 이러한 행동과 새로운 음악을 포착 가능한 범위에서 파악할 수 있게 된 것 그 자체가 굉장히 고무적인 일이다. 최근 발매한 리본 프로젝트의 미묘님의 글을 빌리자면, 이 또한 '서로를 확인하며 건네는 악수'가 아닐까 한다.
배경설명은 이 쯤 하겠다. 하이퍼메스 레코드는 국내에서도 몇 없는 하드 댄스 & 하드코어 음악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레이블인 만큼, 그 내용도 어떠한 일반적 경계에 치우쳐있지가 않다. 말하자면 여러 분절된 서브 컬쳐를 조각조각 끼워붙인 느낌인데, 그 다양한 테이스트를 제 맛에 살려내고 있으니 굉장히 흥미로운 모습이다. 컴필레이션의 특성상 각 멤버들간의 편차가 있을 법도 한데, 적어도 본인이 듣기에는 트랙의 순서나 내용이 조화롭고 무엇보다 굉장히 재미있다. 트랜스 유니온(Trance Union)의 멤버이고 사이드 프로젝트인 드림스케이프를 관리중이기도 한 Kago Pengchi의 첫 트랙은 스타트를 잘 끊었다. 처음부터 강하거나 빠른 트랙으로 혼을 빼놓기 보다는 묵직하고 익숙하게 우리를 안내한다. 그리고 두번째 트랙에서 RMHN은 TECHN@TION이라는 이름으로 하드 테크노의 세계를 보여준다. 싸이키델릭한 신스음이 브레이크다운으로 접어들며 잠시 보여주는 덥스텝 계열의 투스텝 리듬도 음악의 흐름을 끊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이쯤에서 우리는 점점 정신을 잃고 음악에 빠져든다. 3번에서 5번까지는 그야말로 정신없이 달리는 트랙들로 채워져있다. 3034 a.k.a. SANY-ON은 광란의 킥으로 질주하며, Aresynth의 구간에서 다시 한번 나오는 싸이키델릭한 신스, 그리고 mzet:-P의 몰아치는 킥드럼은 일방통행처럼 그대로 쭉 나간다. 0492의 Red Shaft는 앨범의 트랙리스트에도, 음악적으로도 중심에 위치해있는데, 그야말로 하드코어한 킥드럼 한방에 우리는 하드코어의 매력에 제대로 얻어맞는다. 0492가 강력하고 거대한 지진같았다면, exci는 무섭게 몰아치는 폭풍같다. 앞의 트랙이 킥드럼이 얼마나 강할 수 있는지를 시험했다면 이 트랙은 음악이 얼마나 빨라질 수 있는지를 알아보는, 마치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계속 가하는 기분이 든다. Aresynth의 ADIEU는 몰아치는 하드 트랜스 위에 깔끔한 피아노 멜로디를 올려놓고, 약간의 그리움이 생각날 적에 우리에게 안녕을 고한다. 그렇게 달려 도착한 곳에는 새소리와 플룻 소리가 우리를 반긴다. 그러나 우리가 너무도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것들이 실은 복제/재생되는 데이터로써의 그것이라면? 이러한 그림을 제시함으로써 인터루드의 메세지는 앨범의 전반을 관통한다. 자, 이제 경계는 찢겨졌다. 이제 그 틈새를 통해 노이즈를 쏟아낼 차례이다. wigen과 DENPA-SAMPLER의 트랙은 소위 오타쿠스러운 트랙인데, 샘플로써 사용되는 목소리와 정신없이 몰아치는 하드코어 트랙은 자신들의 기반이 되는 매체를 어필하면서도 이를 혼재시켜 경계 허물기가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RMHN의 레베카는 앨범의 마지막 트랙인데, 앞서 달리고 몰아치면서 보여주었던 싸이키델릭한 신스 사운드가 아예 하드코어의 비중을 넘어 메인 사운드로 쓰인 듯한 느낌까지 담겨있다. 그로써 경계 허물기의 마지막은 자신에 대한 탈피가 되며, 그로써 범람하는 노이즈의 향연은 막을 내린다.
그러므로 이 음반은 어떻게 보면 외적으로도, 내적으로도 경계에 대한 다양한 파괴와 재실험을 시도한 것이 된다. 나의 총 감상은 그 것이 대단히 성공적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어쩌면, 이 앨범을 통해 물어본다. 리듬 게임계열의 신진 프로듀서의 활동과 작업물이 음악 씬의 레이더에 포착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우리가 새로운 가능성의 제시와 비틀기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우리는 가능성의 경계에 서 있다. 당신이 이 앨범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트랙 목록
1. Kago Pengchi - Sexy Mage [6:00]
2. RMHN as TECHN@TION - PUERTO-RICO [8:07]
3. 3034 a.k.a. SANY-ON - Rockin' Lockin' [5:23]
4. Aresynth - EVE [4:44]
5. mzet:-P - Meteor Breaker [5:51]
6. 0492 - Red Shaft [6:21]
7. exci - NINTENDOSIXTYPHOAR [6:22]
8. Aresynth - ADIEU [5:48]
9. Interlude [1:58]
10. wigen - WARP [3:36]
11. DENPA-SAMPLER - NANI-KORE (DIE-SUKI Mix) [6:12]
12. RMHN - REBECCA [6:12]
스탭
기획 : RMHN
작곡/편곡 : RMHN, 3034 a.k.a. SANY-ON, mzet:-P, Aresynth, Kago Pengchi, 0492, exci, wigen
사운드 엔지니어링 : RMHN
앨범 아트 : BULUB(Illustration), RMHN(Cover Design)
보도자료
"당신이 환의, 추억을, 위로를 원할 때 음악은 항상 모든 걸 내주었어. 이제 당신이, 당신의 두 귀로 그 음악을 완전히 받아들여줘. 그것이 음악에 대한 예의니까. 바로 MESS-GAME Vol.1을 통해서."
한국의 하드 댄스 & 하드코어 테크노 레이블 HYPERMESS Recordings에서 1주년 기념으로 발매하는 첫 오리지널 컴필레이션 앨범, 'MESS-GAME Vol.1' 릴리즈! 리듬 액션 게임과 같은 별도의 매체를 통해 단편적으로만 만날 수 있었던 한국의 하드 댄스 및 하드코어 테크노 튠들을 컴필레이션을 통해 소개합니다!
- HYPERMESS Recordings, RM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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