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스 포프 인터뷰 2 -2-

2019. 7. 25. 08:34준타의 잡동사니/게임관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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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21 - [준타의 잡동사니/게임관련] - 루카스 포프 인터뷰 전문.

2019/07/22 - [준타의 잡동사니/게임관련] - 루카스 포프 인터뷰 2 -1-

 

위의 인터뷰와 이어지고 있습니다. 내용은 같이 보시면 좋습니다.

 

Q. 단서를 늘릴 예정이 있었나요?

 

A. 오브라 딘 개발에 약 4년반이 걸렸습니다. 너무 길어서 완성시켰을 무렵에는 두번 다시는

보고 싶지 않다 라고 생각했을 정도일만큼요. 개발 막바지에 접어 들었을때, 앞으로 몇달내로 수정하고

바로 출시해버리자. 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때엔 개발을 계속 이어나갈 여력이 남아있지 않기도

고 이미 후반에는 게임의 수많은 수정이 있었기에 단서에 대해서는 추가하거나 수정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Q. 오브라 딘은 고난이도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이런 난이도로 결정하는데 망설임은 없으셨나요?

 

A. 어렵지만은 않게 몇가지 대책은 있었습니다. 출시전에는 더 어려웠거든요. 처음 게임을 통해 플레이

한것은 내 아내인데, 당시에는 신원 확인의 난이도를 표시하는 별표가 없었습니다. 따라서 어떤 캐릭터가

간단하고, 어떤 캐릭터가 난해한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어떤 캐릭터의 어떠한 신원 확인 가능

여부를 놓고 보여주는 흐릿한 효과도 제대로 동작하지 않았어요. 아내는 어떤 캐릭터가 풀리게 

되는지 모르고 즐겼습니다.

 

또한 초반 튜토리얼도 전부 수기에서 설명하게끔 하려고 했습니다. 발매 1개월 전까지 제품판보다

확실히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마지막 마무리로 난이도를 낮추기 위해 많은 수정을 가했습니다.

그래도 어려운 게임이 되어있었지만, 이것으로 충분하다고 느껴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조금 곤란한 점은 아내는 어려운 게임을 좋아합니다. 이렇게나 어려운데 그녀는 (화나거나

좌절하거나 하는) 반응 없이 그냥 진행 하더군요. 아내와 이야기 하고 실제로 즐기는 모습을

보면서 아 게임이 정말 어렵다는것을 깨달았습니다.

 

Q. 게임의 난이도에 대해 유저들은 대체적으로 받아들이는 편이죠.

 

A. 네 어떤 게임이든, 잘못된 이해와 기대감을 가지지 않았다면 괜찮을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너무 어려움을 느끼는 유저들도 분명 있었지만.

 

Q. 어렵긴 한데 너무 어려워서 미칠 지경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저도 어렵다고 생각은

했지만, 난이도의 스트레스보다 게임이 가진 독창성과 독특함, 내러티브같은 매력이 더 도드라졌거든요.

 

A. 아무것도 풀지 않아도 게임의 대부분을 체험 할 수 있는 구조를 목표로 했습니다. 중간에 너무

어려운 느껴져도 큰 막힘없이 계속 진행됩니다. 그렇게 계속 진행하다보면, 낮 익은 이름과 얼굴이

늘어나게됩니다. 그 때즈음 되면 "풀어보고 싶다"라고 생각하게 될거라 생각했습니다. 게임에서 

"이것을 해결하기 전까지 진행할 수 없습니다" 같은 강제성 있는 요구는 아니지만, 목록의 빈칸을

채워 나감으로 자극받아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풀어 나갈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Q. 게임업계는 접근성에 대한 논의가 활발해지는중입니다. 루카스씨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A. 개인적으로 게임은 접근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내 게임은 그렇지 않지만요. 조금

애매한 부분을 남겨두거나 무엇을 해야한다거나 하는것을 플레이어가 스스로 찾아내게 하는것을

좋아합니다. 하지만 오브라 딘에 있어서는 적어도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게끔

초반에는 쉽게하려고 의식했습니다.

 

접근성이라는 관점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집중하려고 노력했지만 나머지 부분에서 내가

할 수 있는것은 한정적이었습니다. 오브라 딘의 접근성이 나빠진 부분은 많은 디자인의 장난에

의해서 입니다. 처음부터 제대로 계획하고 개발할 수가 없었거든요.

예를 들어, 게임의 수기는 게임 개발 중반이후에 추가한겁니다. 60명 이상의 캐릭터가 등장해

제각각의 시간대 이야기로 등장하여 따라가는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한겁니다. 그래서

최대한 단순하고 간편하게 할 수 있을만큼은 했습니다.

 

Q. 밸런스 조절은 역시 오래 걸렸겠죠?

A. 구상대로 이야기를 만들어나갔지만, 다른 사람들이 초반을 즐기는 모습을 보는것만으로도 이대로는

이야기를 이해하기 어렵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해결 방법으로는, 이야기 자체를 바꾸던지,

이해하기 쉽게끔 조정을 가하는것이었는데, 이야기 자체를 바꾸기는 매우 어려우니까, 내가 마음속으로

그린 이야기가 플레이어의 즐기게될  이야기 경험에 맞춰지기 위한 밸런스 조정에 시간이 많이 걸렸죠.

 

여기에는 큰 차이가 있는데, 나는 각 캐릭터가 어떤 인물인지 완벽하게 알고 있죠. 하지만 플레이어는

캐릭터가 누구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시작합니다. 따라서 어떻게 단서를 찾아가는가, 어떻게

인간 관계를 구착해 나갈것인가를 결정하는데 시간이 걸렸습니다. 누군가를 위해 디자인 할 수는

있어도, 내 자신이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체험할수는 없기때문에 어렵습니다.

 

전작 페이퍼 플리즈의 경우, 랜덤 요소에 생성요소가 있었기 때문에, 플레이어의 게임 체험을

상정할수는 있었어도, 오브라 딘에는 이마저도 안됩니다.

 

Q. 직접 체험할수 없는거면, 이번작은 테스터의 존재가 매우 중요했던게 아닐런지?

 

A. 오브라 딘에서는 별로 플레이 테스트를 하지 않았어요. 캐릭터와 단서의 수가 많은 플레이어의

행동도 묶여있지 않기 때문에 그들에 관련된 디자인의 문제를 해결하는데에는 플레이 테스트가

별로 참고가 되지 않을거 같다 생각했습니다. 다만 피드백은 받았습니다. 그렇지만 다른 사람이 즐기는

모습에서 어떤 부분이 너무 어려운지, 어떤 부분이 쉬운지를 찾아냈습니다. 그런 테스트를 마지막으로 한게

발매 1년반정도 전입니다. 그 외에는 개발 마지막 단계에서 몇몇 지인들을 통해 플레이를 했습니다.

 

테스트를 해가면서, 게임의 흐름과 각 요소들의 상호관계, 각 캐릭터의 모호한 효과가 해제되는 시기등을

나타낼 툴을 만들었습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즐기는 모습을 보지 않아도 게임의 구조를 분석할 수

있습니다. "이 캐릭터의 노드는 어디에도 연결되지 않았다". 즉 단서가 부족하다는 식으로 말이죠.

 

Q. 저도 즐기다가 이해할 수 없었던 이벤트와 팁이 있었는데, 게임 구조의 관리는 만드는 입장인

루카스씨에게 꽤 어려웠을거라 생각됩니다. 고민할때는 어떻게 해결로 이어나갔는지?

 

A.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보람있는 도전이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툴을 많이 만들었구요.

"이 디자인상의 문제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면 어떤 도구를 만들면 좋을까" 라고 자문자답

해나갔습니다. 그러한 공학적 과제를 해결해나가는것은 어렵지만 즐겁기도 했습니다.

 

Q. 루카스씨는 원래 엔지니어 계열이니까 툴 제작도 게임 개발 즐거움의 하나군요?

 

A. 그렇죠. 게임을 만들때 항상 엔지니어의 시선으로 시작합니다. 해결해야 할 과제를 두고

생각함으로써 최대한 재미난 해결 방법을 짜내는거죠.

 

Q. 전체적 추리는 통찰력이 요구되는 반면, 사인(죽은 원인)의 특정은 의외로 정확하지 않아도

정답이 나오던데, 예를 들어 괴물에게 박살난것인지 압살된것인지 어느쪽도 OK라던지

이런것은 어떤 배려인가요?

 

A. 원래 컨셉은 사인을 특정하는 쪽으로 비중을 두고 있었는데, 신원 파악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정작 게임을 만들어 시작해보니 죽는 순간을 경험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인의 특정은 간단하겠구나

생각했습니다. 퍼즐이 되지 않은채 사인을 메꾸는건 그다지 재미있지는 않았어요.

그래서  프로토타입을 만들 무렵에는 사인이 아니라 신원 파악이 목표인 게임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냥

대답을 메꿀때 문장 구성으로는 사인 항목을 남겨두고 싶었기에, 게임 플레이에서 중요하지 않아도

사인의 입력 요구가 있습니다. 중요하지 않은 부분에서 플레이어가 좌절감을 느끼자 않도록 적당히 맞으면

그냥 정답으로 간주하게끔 말이죠.

 

Q. 3명 1세트로 추리하는 아이디어는 어느 단계에서의 것인지?

 

A. 개발 중반쯤 입니다. 페이퍼 플리즈를 통해 정답,오답의 피드백은 바로바로 플레이어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배웠습니다. 하지만 추리 결과를 바로 알려주면 맞출때까지 차례로 입력 해버리면

그냥 쉽게 공략이 가능해지겠죠. 인간이라는것은 일단 치트가 있음을 알게되버리면 사실은 치트를

쓰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면서도 치트에 손대기가 쉬워집니다. 조금이라도 막히면 더욱 그렇게 되구요.

그러한 부분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알고 있었습니다. 3명 1세트로 추리시키는 구조는 그 나름대로의

해답입니다. 추리 메카닉은 그다지 변화하지 않지만, 통과하기는 훨씬 어려워졌습니다. 정공법으로

해결하기보단 추측으로 넘어가는게 나을정도로요.

 

Q. 왜 2명도 아니고 5명도 아닌 3명인지?

 

A. 게임을 출시하기전에 친구에게 즐겨보라고 했는데, 아까 이야기 한것처럼 여전히 몇가지 기능이

빠진채로 제품판보다 훨씬 어려운 시절의 빌드로요. 당시 변경된 사항중 하나로 2인 1조로 하는것을 

생각했는데, "2인 1조는 어떨까?" 라는 질문을 친구에게 물어보니 "아니. 3인 1조가 아니면 안돼"

라고 대답이 나왔습니다. 적어도 서양에서의 3은 강력한 숫자이고, 미스테리에는 아무래도 3이라는

숫자가 붙어요. 그래서 3인 1조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60명중 2명의 사인은 마지막 장에서 밝혀지기 때문에, 실제로 선상의 장에서 알수 있는 것은

58명으로 58을 3으로 나누면 맞게 떨어지지 않죠. 그래서 마지막은 2인 1조로 해결하게 되었습니다.

 

보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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