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 셔플/하켄, 플로어를 폭풍처럼 휩쓸어라

2012. 8. 14. 21:11무식(Music)이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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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보여드릴 영상은 우리에게 익숙한 셔플입니다. 그 2인조 일렉트로 팝 듀오가 따라한 그 춤 맞습니다. LMFAO가 이 춤을 자신들의 음악에 맞춰 들고 나왔을때 전세계의 하드스타일 셔플러가 분노했다는 말이 있죠. 춤과 공존하는 음악 장르 등의 배경에 대한 설명이 없이 자신들의 문화가 소모성으로 쓰이는 것에 대한 반발일 수도 있고, 원조로서의 자존심이 될수도 있습니다. 여하간 자신들이 고수해오던 춤을 어떤 팝 음악이 흉내내고 있을 때의 기분이란, 가끔 안 좋기도 하죠.



유명해진 것은 최근이지만 셔플은 꽤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LMFAO가 히트하기 이전에도 공연을 좋아한 분이라면 클럽 등지에서 이 스탭을 밟고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을겁니다. 이는 원래 1980년대에 호주 원주민들의 춤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초기의 T자를 그리며 스탭을 밟는 동작은 런닝맨과 글라이딩이 추가되며 다채롭게 변했습니다.
하드스타일 셔플의 연습 동영상입니다. 

TV에서 다루는 셔플은 토끼춤과 그 방식이 유사하다며 제자리에서 허벌나게 뛰는 이미지만을 강조하지만, 원래 셔플의 가장 중요한 동작은 T자를 그리며 이동하는 T-step이 주가 됩니다. 이는 발뒷꿈치를 돌려 발가락으로, 다시 발 뒤꿈치로 이동하며 이 때의 발 모양은 항상 어긋난 T자를 그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것을 숙달하면 스탭은 마치 바닥을 미끄러지는 듯이 보이며 이때문에 (Shuffle : 발을 질질 끌다)이란 이름이 붙은 것으로 보입니다.

제자리에서 미끄러지며 추는 춤이라 이 미끄러지는 법을 잘 모르면 익숙해지기가 어렵습니다. 프로들은 밑창이 평평한 신발이나 미끄러지기 좋도록 특수한 장치를 한다고 합니다. 또한 하드스타일 셔플에 자주 보이는 복장도 특이한데, 이들은 주로 Phatt Pants라고 하는 통이 큰 바지를 입어 다리가 미끄러지는 것을 더 확실히 보여주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금이야 너무도 유행해버린 나머지 복장에 구애받지 않고 모두 셔플을 밟고는 있습니다만, 그래도 하이힐같은 굽이 높은 신발은 주의합시다. 발목 아작나면 7cm짜리 힐이 아니라 7cm짜리 석고붕대를 차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보여드릴 것은 하켄입니다. 이 춤은 언뜻 봐서는 춤이라고 하기보다는 무슨 불 위에 그을린 오징어같이 보이는데요. 이건 춤에 사용되는 음악이 일반적인 하드스타일 음악도 아닌 가장 빠르고 극단적인 경우에 속하는 개버(Gabber)라서 그렇습니다. 저런 음악에 맞춰 춤을 추려면 일반적인 동작으로는 무리가 있어보이죠. 혹자는 최근에 유행하는 잉여춤이 이 하켄의 한국버전이라는 말도 안되는 소리를 하는데.... 객관적으로만 봐도 상체를 주로 사용하는 잉여춤에 비해 하켄은 자세히 보면 하체의 스탭이 많은 비중을 차지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켄의 튜토리얼 영상입니다. 


이 세가지 춤이라면 모두 하드코어 테크노 혹은 하드스타일이라는 장르의 음악에서 주로 추는 장르라는 것입니다. 하드스타일은 테크노의 하위장르 중에서도 가장 공격적인 사운드를 쓰는 것이 특징인데, 디스토션이 엄청 들어간(쉽게 생각해 찢어진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 드럼킥과 전체적으로 찌그러지고 왜곡된 사운드 등이 주를 이룹니다. 덕분에 굉장히 어둡고 파괴적으로 들리지만 말초적으로 사람을 흥분시키는 등의 이유로 레이브 씬에서 각광받고 있습니다. 사실 위에 보여주는 춤들의 대부분이 이런 레이브 문화속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구요.




타 장르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최근 EDM 씬의 부상과 함께 Drum and Bass와 함께 떠오르고 있는 장르 중 하나입니다. 이번 2012 월드 디제이 페스티벌에는 하드코어 테크노의 전설으로 불리는 Angerfist가 내한하기도 했고, 그 외에도 최근 여러 클럽에서 이런 하드코어/하드스타일 계열 DJ를 많이 초빙해오고 있습니다. 조만간 국내에서도 이런 음악을 추구하는 DJ와 이 음악들로 이루어진 파티가 나오는 날을 기대해봅니다.

국내에는 하드스타일에 대한 정보를 다루는 커뮤니티로 하드스타일뮤직(HSM)이 있습니다.
http://www.facebook.com/hardstylemusickorea?ref=stream


레이브는 생명입니다. 그러면 즐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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